가장 치열했던 시간 뒤에 찾아오는 허기 오전 일과를 마치고 다시 가파른 계단을 오릅니다. 다리는 천근만근 무겁고, 빗자루를 쥐었던 손바닥은 굳은살이 배어 얼얼합니다. 하지만 이 피곤함은 기분 좋은 훈장입니다. 오늘 하루도 내 몫의 노동을 정직하게 해냈다는 증거니까요.
옥탑방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허기가 밀려옵니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쏟아낸 에너지를 다시 채워야 할 시간. 양은 냄비에 물을 올립니다. 물이 끓어오르는 소리가 옥탑방의 정적을 깨웁니다.

["청소 노동 후 옥탑방에서 먹는 라면"]
천 원짜리 만찬이 주는 위로 보글보글 끓는 라면에 찬밥 한 덩이. 남들이 보기엔 초라한 식탁일지 모릅니다. 강남의 번듯한 식당에서 먹는 비싼 점심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요. 하지만 땀 흘린 자만이 아는 맛이 있습니다. 뜨거운 국물 한 모금을 삼키면, 얼어붙었던 속이 풀리며 온몸 구석구석으로 따뜻한 온기가 퍼져나갑니다.
세상 어느 진수성찬이 이보다 달콤할까요. 내가 직접 번 돈으로, 내 손으로 끓여 먹는 이 라면 한 그릇. 이 옥탑방 평상 위에서 나는 세상 부러울 것 없는 가장 자유로운 식사를 합니다.
애드센스, 예순일곱에 만난 새로운 바다 배를 든든히 채우고 나면, 방 한구석에 있는 낡은 노트북을 엽니다. 이제 빗자루 대신 마우스를 쥘 시간입니다.
요즘 나는 '애드센스'라는 녀석과 씨름 중입니다. 남들은 젊은 사람들도 통과하기 힘든 '애드고시'라고 부르더군요. 알파벳도 가물가물한 예순일곱의 청소 노동자가 구글의 승인을 받겠다고 노트북을 더듬거리는 모습이 누군가에겐 무모해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조르바는 파도가 친다고 항해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새벽 도로를 쓸어내듯, 한 글자 한 글자 내 삶의 이야기를 정직하게 적어 내려갑니다. 맞춤법이 틀려 빨간 줄이 그어지면 다시 고쳐 씁니다. 사진을 올리는 법을 몰라 한참을 헤매기도 하지만, 그 과정조차 새롭고 짜릿합니다.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언젠가 구글이 내 글을 인정해 주는 날이 올 것입니다. 하지만 승인이 조금 늦어진다 해도 상관없습니다. 나는 이미 매일 글을 쓰며 내 영혼을 살찌우고 있으니까요. 낡은 노트북 앞은 나만의 무대이고, 자판을 두드리는 손가락은 나만의 춤사위입니다.
라면 한 그릇으로 육체의 배를 불렸으니, 이제 글쓰기로 영혼의 배를 불릴 차례입니다. 오늘도 조르바는 거침없이, 새로운 바다를 향해 노를 젓습니다.
'생활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나라 돈으로 목욕하고 이발하는 법 (0) | 2026.03.28 |
|---|---|
| [2026년 주택연금 가입조건] 내 집으로 평생 월급 받는 법 (3) | 2026.03.28 |
| 제5화 조르바처럼 거침없이 (0) | 2026.03.28 |
| 제4화 부치지 못한 편지 같은 통장 (0) | 2026.03.28 |
| 제3화 67세 다시 시작하는 설렘 (0) | 2026.0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