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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 시멘트마당에서 쓰는 카레이스키20

[카레이스키 유랑사 003회] 신한촌의 봄, 뿌리가 내리다 1903년 [카레이스키 유랑사 003회] 신한촌의 봄, 뿌리가 내리다 1903년 바이라인: 조르바문사람은 어디서든 뿌리를 내린다.흙이 척박할수록, 바람이 매서울수록, 뿌리는 더 깊이 파고든다. 연해주의 땅은 조선의 땅과 달랐다. 돌이 많았고, 흙이 거칠었고, 겨울이 길었다. 그러나 두만강을 건너온 사람들은 그 땅에서도 살아남았다. 아니, 살아남은 정도가 아니었다. 뿌리를 내렸다. 조선에서는 빼앗기기만 했던 것들을, 이 낯선 땅에서 처음으로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그것이 카레이스키의 시작이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언덕 위에 신한촌이 있었다.1903년 여름, 문장손이 처음 그 마을 어귀에 섰을 때, 그는 잠시 발을 멈추었다. 조선말소리가 들렸기 때문이었다. 두만강을 건넌 이후 처음으로 듣는 제 나라.. 2026. 5. 29.
[카레이스키 유랑사 001회] 낡은 액정 속의 눈망울, 120년의 유랑을 부르다 [카레이스키 유랑사 001회] 낡은 액정 속의 눈망울, 120년의 유랑을 부르다바이라인: 조르바문'밤 10시가 훨씬 넘어서야 옥탑방의 두꺼운 철문이 둔탁한 쇳소리를 내며 무겁게 닫힌다. 쿵 하는 그 짧고 무거운 소리는 오늘 하루 동안 거대한 빌딩 숲의 사각지대에서 남들이 버린 오물과 묵은 때를 쓸어내며 버텨내야 했던 비정한 노동의 시간을 세상으로부터 완벽하게 격리하는 차단막과 같다. 문을 열고 방 한가운데로 발을 내딛자마자, 낮새 달구어질 대로 달구어졌던 함석지붕의 눅눅하고 더운 열기가 시멘트 벽면에서 배어 나오는 매캐한 먼지 냄새와 뒤섞여 훅 하고 가슴을 친다. 창문 하나 제대로 열어놓지 못해 환기조차 되지 않는 이 세 평 남짓한 방 가득 고인 공기는 숨을 턱 막히게 하지만, 서울의 화려한 빌딩 숲 뒤.. 2026.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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